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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3월 25일, 대한민국 산업계는 한 명의 위대한 리더를 잃었습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자, TV 산업의 전설로 불린
    한종희 부회장께서 향년 63세로 별세하셨습니다.

    사인은 휴식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였고,
    갑작스럽고도 조용했던 그의 마지막은
    그의 생전 모습처럼 절제되고 묵직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삼성 TV 세계 1위의 주역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한종희 부회장은 무려 37년 동안 오직 한 길을 걸어온 ‘삼성맨’이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의 TV 개발 역사를 함께 해온 산증인이자, 삼성 TV가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브라운관 TV부터 PDP, LCD, LED, 3D, QLED, 8K, 그리고 마이크로 LED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제품은 거의 없었습니다.

    기술 기반의 리더로서, 제품의 본질과 사용자 경험을 함께 고려하는 정통 엔지니어이자 전략가로 평가받았습니다.


     “기술은 사람을 향해야 한다”

     

    2017년, 그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VD사업부장)으로 임명되며 삼성 TV 브랜드 가치를 전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이후 2021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TV를 넘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으로 역할이 확대됐습니다.
    DX 부문은 TV뿐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같은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태블릿까지 총괄하는 삼성전자의 핵심 소비자 기기 조직입니다.

    한종희 부회장은 단순한 스펙 경쟁이 아니라, 기기 간 연결성과 사용자의 실질적 만족감을 중심에 둔 제품 혁신을 추진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오늘날 ‘소비자 중심 기술 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방향타가 되었습니다.


    비스포크 AI, 그의 마지막 비전

     

     

    삼성의 미래를 책임졌던 그는
    최근까지 AI 기술을 가전에 접목하는 ‘비스포크 AI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기고한 글에서 그는,
    “삼성의 AI 가전은 생성형 AI, 센서, 보안 기술이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 말하며
    대화하듯 조작 가능한 가전, 에너지 절감,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당초 오는 3월 26일,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직접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그 무대는 영원히 비워지게 되었습니다.


    조용한 리더, 실천의 상징

     

    한종희 부회장은 조직 내에서
    “소리 없는 실세”, “기술로 말하는 리더”로 불렸습니다.

    언변이나 외형적 리더십보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댓글을 달며 ‘JH 노트’라는 별칭으로 조언을 건네는
    소통형 경영자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팀의 성과를 먼저 내세우고, 본인은 언제나 한 걸음 물러서는 리더였기에 그의 부재는 동료들과 업계에 더욱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생애의 주요 약력

     

    • 1962년생
    •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 입사
    •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 2021년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 승진
    • 202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선임
    • 2023년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수상
    • 2025년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 재선임
    • 2025년 3월 25일 별세 (향년 63세)

    “기술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는 끝까지 기술의 가치, 사용자의 경험,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야기했습니다.
    AI, 보안, 환경, 연결성—이 모든 키워드가 그의 비전 안에 조화롭게 들어 있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이제 수많은 제품과 후배 엔지니어들, 그리고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 안에 살아 숨 쉴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전자산업과 기술을 위해 평생을 바친 한 리더의 여정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디 편안한 곳에서 영면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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